금융 당국이 지난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넘긴 우리·신한·하나은행의 올해 대출 한도를 더 줄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올해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은 올해 은행별 대출 관리 목표를 설정할 때 지난해 목표치 초과분을 감안해 한도를 차등할 예정이다. 애초 계획보다 더 많은 대출을 집행한 은행은 올해 대출을 상대적으로 더 늘릴 수 없도록 페널티를 주는 것이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은행과 인터넷은행 1곳, 일부 지방은행이 지난해 대출 목표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2000억 원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잡았던 터라 초과분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내에서는 이들 은행에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3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평균 DSR은 33% 수준으로 평균 DSR이 낮아질수록 은행은 대출을 줄여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대출보다는 대환대출이 늘면서 목표치 이상으로 대출을 내준 곳도 있다”면서 “이 경우 은행이 의도적으로 목표치를 어겼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당국의 페널티 강도가 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 당국은 올해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할 계획이다. 올해 명목 성장률이 3~4% 수준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증가 한도는 7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경기 악화와 내수 침체 대응을 위해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당국은 추가 금리 인하 등이 예상되는 국면에서 가계대출 관리 고삐를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국은 연초나 이사철 등 특정 시기에 대출이 집중되지 않도록 가계대출을 월별·분기별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외 당국은 전세자금대출 보증 비율 하향과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예고 등을 포함한 새해 가계대출 관리 방향도 조만간 발표한다.
한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 399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1조 9901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품별로 보면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잔액(578조 4448억 원)이 48조 5526억 원 늘며 전체 대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지난해 신용대출 잔액(104조 893억 원)은 1886억 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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