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텍의 근로 조건 및 환경은 업계에서도 유별나다고 정평이 나 있을 정도다. 우선 출근 시간은 오전 8~10시 사이에서, 퇴근 시간은 오후 5~7시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근로 환경 개선에 매년 1억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신입 사원 초임은 4000만 원 내외다.
다양한 복지 제도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임산부의 경우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아침·점심·저녁을 무상 제공하는 직원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근로자들 역시 모두 정규직이다. 일일 3회 통근 버스도 무상으로 운영한다.
이처럼 직원 친화적인 근로 환경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이라는 오정기 현대하이텍 대표의 믿음에서 비롯됐다. “흔히 전자 기업의 모습을 생각하면 대규모 제조 라인을 갖춘 공장과 각종 전자 장비들이 늘어선 연구소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움직여 가장 작은 소자를 만들고 그 소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현대하이텍은 최고의 기술 인재 확보와 인재 육성을 주요 경영 이념으로 삼아 상호 존중과 소통의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현대하이텍은 서울경제신문과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주최한 ‘2024 행복한 중소기업 일자리대상’에서 최고상인 경제부총리 표창을 받았을 뿐 아니라 노동안전보건 우수기업, ESG 우수경영기업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비교 우위의 근로 조건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일자리 미스 매치’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전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사회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며 “연봉 4000만 원을 줘도 잘 오려고 하지 않고, 온다 해도 오래 근무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도 너무 대기업, 대기업 하다 보니까 중소기업이 아무리 알차게 지원을 잘해줘도 채용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오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업을 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울 때가 오더는 받았는데 사람이 없어서 생산을 못 할 때”라며 “그러다 보니 주문 물량이 몰릴 때 잔업도 해주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나와서 성실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나라는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공장이 안 돌아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더 긴 시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오 대표는 “일 잘하는 사람의 고용 허가 기간을 굳이 3년 등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나라 인구도 점점 줄어드는데 외국인 근로자들도 한국에 와서 살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보다 과감한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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