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5개 전기차 모델이 올해 미국 현지 생산으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첨단 기술과 상품성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매년 두 자릿수 판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기차 보조금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올해 1월 1일자로 현대차의 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의 EV6·EV9, 제네시스의 GV70 등 5개 전기차 모델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은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 지급 대상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GV70은 2023년 지급 명단에 포함됐지만 실제 보조금 지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공장에서 주력 전기차 모델의 생산을 시작하면서 보조금을 받게 됐다. IRA은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서 아이오닉5를 양산한다. 울산 공장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 생산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대차 최초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이오닉9도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GV70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서, EV6와 EV9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각각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등 경쟁사와 달리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지난해 1~11월 미국에서 전기차를 11만 2566대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32.9% 성장한 것으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7500달러의 현금성 보상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비용을 아끼면서 전기차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9, EV9 GT 등 전기차 신차를 투입하는 한편 신형 팰리세이드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는 등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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