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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새해 첫날 2.8조 쑥…개미들 '저가 매수' 나서나

8월 증시폭락 이후 5달만에 최대치

12월 개인 한달 순매도액과 맞먹어

대내외 변수 많아 적극 매집은 아직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일출 모습. 서울경제DB




코스피지수가 최근 각종 대외 변수에 국내 정치 불안까지 겹친 탓에 저평가 구간에 장기간 머물자 투자자 예탁금이 새해 하루 만에 2조 80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해 말 54조 2426억 7400만 원에서 이달 2일 57조 582억 8400만 원으로 2조 8156억 1000만 원이 더 늘었다. 이는 글로벌 증시 폭락 직후 저가 매수세가 몰린 지난해 8월 6일(58조 9617억 5200만 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 21일(3조 1814억 5000만 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 쌓아둔 돈으로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코스피가 각종 악재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자금이 추가로 상당분 유입된 효과로 해석했다. 투자자 예탁금 자체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 물량 등이 증시에서 빠져나간 결과 12월에 줄었다가 이듬해 초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의 경우는 주가가 유독 저평가된 한국만의 특수 상황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2일 투자자 예탁금의 하루 증가분은 개인투자자들의 지난해 12월 한 달 순매도 액수와 맞먹는다. 개인들은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를 1조 9659억 원, 1조 36억 원씩 총 2조 9695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대기 자금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힌 뒤 저가 매수 형태로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뒤 행보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투자심리가 극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나왔다. 개인들은 이날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총 9000억 원어치 이상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집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였다. 신용 융자 잔액도 지난해 말 15조 8170억 2200만 원에서 2일 15조 6823억 2900만 원으로 더 줄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은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대외적 위험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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