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의 사고 지점 반대편 활주로에도 콘크리트가 매설된 1m 높이의 둔덕이 있었다고 3일 밝혔다. 둔덕은 사고 활주로에만 존재했다는 기존 설명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으로 정부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유리한 정황만 강조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활주로(01활주로) 연장 공사로 철거된 북측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의 지지대도 1m 내외 높이의 둔덕 형태로 돼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만 해도 국토부는 해당 방위각 시설에 대해 “둔덕 형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고 한국공항공사 측도 “01활주로 쪽에는 원래 둔덕이 없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01활주로 끝단 흙더미 위에 방위각 시설이 설치된 과거 사진이 공개되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콘크리트 둔덕이 이번 사고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자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만 설명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여전히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참사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활동은 한 단계씩 진행되고 있다. 분석에 난항을 겪던 비행기록장치(FDR)는 6일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분석 과정에는 한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2명이 대동한다. 한미 합동조사팀은 미국 측 엔진 제작사 GE 관계자가 추가 합류해 총 23명이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합동조사팀은 사고 발생 30일 이내 사고 관련 정황이 담긴 예비 보고서를 작성해 관련국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사고기와 같은 B737-800 보유 6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 점검 기간은 3일에서 10일로 연장됐다. 다양한 측면의 안전 점검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이날 국내 11개 국적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철저한 안전 관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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