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 개막을 앞두고 올해 AI 뒤를 이을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양자 컴퓨터 등 ‘CES 수혜주’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눈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미래 기술에만 집중한 테마형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CES 개막을 앞두고 AI·모빌리티 등 주요 테마 관련 종목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번 CES에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16단’ 샘플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SK하이닉스(000660)가 급등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700원(6.25%) 상승한 18만 1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8만닉스’로 돌아왔다. AI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인 삼성전자(005930)도 1.87% 올랐다. AI 기반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3 프로'는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올해 CES 역시 AI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 전년 대비 AI 관련 제품과 기술이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황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미래 AI 산업에 대한 이정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열풍을 이어갈 양자 컴퓨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 대비 30조 배 빠른 연산이 가능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올해 CES에 신규 부문으로 양자 컴퓨터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한국첨단소재(062970)(29.91%), 아톤(158430)(29.92%) 등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만큼 이번 CES에서는 양자 컴퓨터 관련 기술 소개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분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번 CES에서는 AI가 적용된 모빌리티 제품과 내부 디스플레이 신기술, 전기차 도심항공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이노텍(011070)(1.78%)은 전 세계적인 IT 제품 수요 둔화로 실적 부침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CES에서 전장용 카메라 모듈, 고성능 라이다 등을 대거 선보일 방침이다.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하는 대동(000490)(1.20%)은 AI 농업 기술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CES 관련 종목들이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즉각적인 실적 모멘텀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성장 동력을 가지고 주가 오르는 상황은 흔하지만 이후에는 실적이 동반되지 않으면 주가 원위치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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