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주 국내 증시는 연말연초 휴장으로 한산한 가운데 주 막바지 큰 폭의 상승세로 2440대로 올라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중단하는 등 정국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환율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며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국내 증시가 이번주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42.98포인트(1.79%) 오른 2441.92에 마감,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수는 한 때 245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장중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중단 소식에 2440대로 오름폭을 줄였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19.13포인트(2.79%) 오른 705.76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연말 휴장 및 1월 1일 공휴일로 3거래일만 운영한 증시는 한 주간 코스피 1.54%, 코스닥 5.97% 상승했다.
이번주 증시는 지난주 막판 상승세를 이어갈 조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1480원을 넘어서며 1500선 돌파 우려가 나온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70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주로 꼽히는 바이오, 미디어·엔터, 조선, 방산, 원전 등 테마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막하는 ‘CES 2025’를 계기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터, 로봇, 디지털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모멘텀이 가세할 수 있다. 지난 2일과 3일 뉴욕 증시에서도 엔비디아가 2.99%, 4.45% 급등하는 등 CES를 앞두고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추세적인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제한적이다. 3일 외국인이 반짝 매수세를 보이긴 했으나 주간 단위로는 여전히 여전히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다 정국 불안 등으로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아직 미 국채 금리나 환율 측면의 변곡점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증시의 본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짚었다.
시장은 오는 8일 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005930)의 2024년 4분기 잠정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8조 9000억 원, 8조 1000억 원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이후 올해 코스피 기업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2350~2480포인트를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실적 전망치가 하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한국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여러 대형 지표 발표, 연설도 예정돼 있다. 우선 오는 6일에는 S&P글로벌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오고, 7일에는 미국 노동부의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나온다. 오는 10일 고용보고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8일에는 연준의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온다. 당시 FOMC는 격론 끝에 미국의 금리를 세 번 연속으로 인하했지만, 올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였다. 투자자는 12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어떤 논쟁이 오갔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10일에는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12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앞서 1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달보다 22만 7000명 늘어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실업률은 4.2%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지난 3일 ISM의 12월 미국 제조업 PMI에서 보듯 고용 활동이 악화하고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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