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와 네이버가 신년부터 사업·서비스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부 지역에서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중단했고, 네이버도 ‘포스트’ 등 비핵심 사업들을 접을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혁신적인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경영 효율화를 통해 AI와 커머스 등 성장동력에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1일부터 광주광역시와 전주시 등 일부 지역에서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해당 지역에서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울산광역시에서도 1일부터 전동 바이크 서비스를 종료하고 일반 바이크만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운영 최적화를 위해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전체 서비스 규모는 유지하며 일부 지역에서 운영 최적화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또 다른 카카오의 계열사 카카오페이도 이달 1일부터 ‘인증·내 문서함’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통해 기존에 받았던 청구서 문서·내역은 확인 가능하지만 내 문서함을 통해 수신했던 전자 문서는 확인할 수 없다. 카카오는 오는 7월 ‘칼로 AI 프로필’ 서비스를 공식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의 새로운 AI 서비스 방향성에 맞는 재정비를 위해 칼로 AI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도 비핵심 사업 부문의 서비스를 잇따라 접는 모습이다. 오는 6월 개인 사업자를 위한 무료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인 ‘모두’를 종료한다. 2015년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후 약 10년 만이다. 네이버는 ‘스마트플레이스’와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해 사업자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4월에는 전문 창작자들을 위한 콘텐츠 서비스 ‘포스트’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이달 6일부터 블로그로 이전 신청을 받는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네이버랩 언어변환기’와 ‘시리즈온’ 서비스를 접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불필요한 서비스에 힘을 빼는 대신 AI와 커머스 등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톡과 AI를 핵심으로 정의하며 선택과 집중을 실현해나가고 있다”며 “사용자와 시장에 인정받는 AI 서비스들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역시 “올해는 ‘온 서비스 AI’를 주제로 우리 서비스 전반에 더 큰 변화가 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IT 기업들의 경영 효율화 기조는 국내 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들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10월을 기점으로 ‘윈도우 10’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윈도우 10에 대한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기술 지원 등이 중단될 예정이다. 구글도 올해 8월부터 URL 단축 서비스인 ‘goo.gl’을 완전히 접을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곁가지 사업들을 쳐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이 될 수 있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 연초부터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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