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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I 고객사 러브콜 쇄도…'증설공간 확보'가 관건

■SK하이닉스, HBM 캐파 월 17만장까지 확대

엔비디아 HBM3E 사실상 독점

높은 수율·생산성에 주문 몰려

이천·청주서 기존 설비 전환 검토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태원 회장 SNS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회사의 HBM 성능·제품 수율에 대한 인공지능(AI) 고객사들의 신뢰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HBM D램을 증설하기 위한 새로운 공간을 적기에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올린 칩이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컴퓨터에서 연산장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보조할 수 있어서 각광받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상위 AI 반도체인 ‘블랙웰’에 필요한 최고급 5세대 HBM(HBM3E) 공급망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회동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양사의 굳건한 HBM 동맹 때문이다.





또한 SK하이닉스의 공정 수율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고객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최첨단 HBM인 HBM3E 8·12단 기술을 가진 회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HBM3E의 안정적인 생산성이 보장되는 회사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 타이중 공장을 위주로 HBM 증설에 나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HBM3E 수율이 10% 미만에 그치면서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에 문의를 늘리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HBM용 D램 증설에서 맞닥트린 과제는 ‘공간’이다. 현재 본사가 있는 이천 사업장에는 HBM용 D램을 증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 신규 설비인 청주 M15X가 빨라도 올 4분기부터 장비 반입이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그 사이 시간을 벌 수 있는 증설 계획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두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본사가 있는 이천 사업장에서 HBM용 D램 설비를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이다. 현재 회사는 최신 공장인 M16을 중심으로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이천 M10의 일부를 HBM 라인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등 관련 설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이천 내 10대 이상의 극자외선(EUV) 노광기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청주 사업장의 낸드플래시 설비를 HBM용 D램 설비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미 회사는 이미지센서(CIS) 라인 등을 HBM용으로 변경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 11월 양산을 발표한 321단 낸드플래시 양산 계획 등과 함께 증설 계획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하이닉스의 증설에 따라 이 회사에 HBM 제조용 소재·부품·장비 회사들의 수혜도 전망된다. HBM용 TC본더 제조사인 한미반도체는 장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인천에 7공장 건립에 들어갔다. HBM용 소재인 슬러리를 공급하는 솔브레인과 동진쎄미켐, D램 검사 장비인 넥스틴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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