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이 갑상선암에 이어 한국인에게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꼽히는 가운데 비만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의 경우 40세 이전 비만이 대장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여성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정 교수와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박선자·김재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4~2006년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1033만 명의 10년 뒤 추가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대장암 발생률과 체질량지수(BMI) 증가 간의 연관성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BMI가 20% 초과 증가한 남성 그룹은 BMI 5% 미만 소폭 증가한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27% 높았다. BMI가 5~20% 증가한 남성 그룹도 대장암 위험이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세 미만 젊은 남성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BMI가 20% 초과 증가한 40세 미만 남성 그룹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무려 65%나 상승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BMI와 대장암 간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BMI가 20% 초과 감소한 40대 여성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33%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김현정 교수는 “비만이 대장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면서 “남성은 40세 이전에 체중 증가를 막고 40세 이상 여성은 정상 체중을 넘어설 경우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MI가 18.5 미만으로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는 체중 감소가 오히려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만이 대장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지난해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이란 공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연구에서는 아시아인 62만여 명을 대상으로 BMI와 대장암 발생 위험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BMI가 25~27.5인 그룹은 BMI 정상(23~25)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9%, 27.5~30인 그룹은 19% 높았으며 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그룹은 32%까지 위험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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