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45억 7000만 달러(약 50조 22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투자금이 대폭 유입된 덕이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유럽의 투자는 부진한 반면 중국과 일본의 투자액이 4배 이상 증가해 전체 FDI 증가를 이끌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일 발표한 ‘2024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4년 신고금액 기준 FDI(345억 7000만 달러)는 전년 대비 18억 6000만 달러(5.7%) 증가하며 2021년 이후 4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린필드 투자’ 역시 2024년 267억 달러로 2023년(235억 2000만 달러) 대비 13.5%(31억 9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필드 투자는 FDI 중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에 직접 생산·연구시설을 신증설하거나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국내 기업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에 비해 국내 설비투자 및 고용 증가에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21.6% 증가한 144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는 중국과 일본 자금이 주도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의 FDI는 2023년 28억 7000만 달러에서 119억 1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전체 FDI에서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8.8%에서 2024년 34.4%로 확대됐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FDI는 2023년 123억 6000만 달러에서 103억 4000만 달러로 16.4% 감소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소부장 협력 측면에서, 중국은 통상환경 대응을 목적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며 “앞으로도 일본과 중국이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고금액 기준 FDI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실속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한국에 투자된 ‘도착 금액’ 기준으로는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계약은 많았지만 실제로 유입된 금액은 저조했다는 의미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착 기준 FDI는 147억 7000만 달러로 2020년 115억 3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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