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단독으로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의 취임식은 물론 이를 기념하는 무도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20일(현지 시간) 오전부터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취임식과 무도회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기업인 2세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10년 이상 개인적인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를 찾아 트럼프 당선인과 독대하고 국내 상황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취임식을 전후로 총 6번의 무도회가 열린다. 무도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를 비롯해 공화당 주요 인사를 만날 수 있는데 고액 기부한 기업인이나 초청자 일부만 참석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뿐만 미국의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 역시 우오현 회장과 함께 한미동맹친선협회의 추천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허 회장은 한국 경제에 관심이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도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앞서 2019년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에서 만난 바 있다.
SPC그룹은 2005년 미국에 파리바게뜨가 진출한 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주 벌리슨시에 1억 6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제빵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200여 개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우오현 회장의 동생 우현의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 단체는 우현의 회장이 이사인 한미동맹재단과 함께 한미 연합군 위문 사업 등 주로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 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오현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를 통해 2017년 1월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 1기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한국경제인협회장인 류 회장 또한 취임식에 초대를 받았다. 공화당 주류와 오랫동안 교분을 쌓아온 류 회장은 지난해 7월 한경협 포럼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에 투자한 기업을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하기 때문에 (민주당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계에서는 조정훈·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유력 주자인 테드 크루즈 공화당 의원을 통해 무도회에 참석한다. 조 의원은 세계은행 근무, 김 의원은 미국 특사 경험을 계기로 미 정가에 인맥을 다져왔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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