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양자컴퓨터 실용화 20년’ 언급으로 타격을 입은 아이온큐 공동 창업자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20년이 지나면 엔비디아 같은 시가총액 3조 달러의 양자컴 기업이 나온다는 뜻”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이온큐는 황 CEO 발언이 알려진 직후 주가가 40%가량 하락한 바 있다.
10일(현지 시간) 김 교수는 미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한인창업자연합 UKF(United Korean Founders) 2025 행사 기조연설에서 “양자컴퓨팅에 대한 높은 관심에 주가가 3달 새 7배 늘어 발표 슬라이드를 만든 월요일 기준 107억 달러에 달했으나 황 CEO의 한마디로 시가총액 절반이 사라졌다”며 멋쩍게 웃었다.
황 CEO는 CES 2025 현장에서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만나 양자컴퓨터 활용 시기에 관해 “매우 유용한 양자컴퓨터의 도래를 말한다면 15년 후 아마 초기 단계 수준이지 않을까 싶다”며 “20년 정도라면 많은 사람들이 믿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자컴 관련 주가가 폭락했고, 아이온큐 주가 또한 큰 타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황 CEO가 1990년대 초중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어 30년 후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다”며 “20년 30년이 지나면 엔비디아처럼 시가총액 3조 달러의 양자컴 기업이 나온다는 예측을 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강연 후 서울경제를 만나 젠슨 황 CEO와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아이온큐 기업공개(IPO) 전 황 CEO 앞에서 기업설명회를 한 적이 있다”며 “발표가 끝난 후 황 CEO가 30분 동안 열변을 토하며 양자컴이 미래의 컴퓨팅이 될 수 있다며 극찬했고 몇 주 뒤 엔비디아에 양자컴 관련 팀을 조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컴퓨팅이 인공지능(AI)의 도래에 따라 GPU 중심 컴퓨팅으로 전환되는데 30여년이 걸렸듯 수십년 후에는 GPU 중심 연산의 패러다임이 양자컴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교수는 “양자컴퓨팅은 3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로 앞으로 많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20∼30년이 지나면 모든 개인이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KF 2025는 미 서부 한인 스타트업 커뮤니티 '82스타트업 서밋'이 뉴욕 중심 동부 한인과 뭉쳐 연 행사로 국외 최대 한인 스타트업 커뮤니티다. 미국에 진출한 순수 한국 투자 기업 프리미어사제파트너스 이기하 공동대표와 뉴욕에서 시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눔(Noom) 창업자 정세주 의장이 힘을 합쳤다. 2018년 처음으로 개최대 매년 규모를 늘려 코로나19 직후인 2023년 600여 명이던 참석자가 올해는 1100여 명으로 늘었다.
기조연설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맡았다. 이어 미 유명 VC 알티미터 캐피털 브래드 거스트너 최고경영자(CEO)가 프리미어사제파트너스 이안 박 파트너와 대담했다. 김 교수와 K-뷰티 기업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 LB인베스트먼트 박기호 대표 등도 기조연설을 맡았고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도 축사했다.
이기하 대표는 "미국에서도 인도, 중국, 이스라엘처럼 창업자들이 협력해 더 큰 성과를 이루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한인 창업자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꿈을 이루고 세계를 이끄는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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