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등을 돌렸던 외국인이 돌아왔다. 이들은 반도체, 방산, 조선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9일)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조2649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조3244억원어치 팔아치웠는데, 이번 달에는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주였다. 1위는 SK하이닉스로 8137억원 담았다. 2위는 대장주 삼성전자로 3485억원 사들였다. 이에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8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3.43%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와 조선주도 나란히 3, 4위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91억원), 한화오션(1143억원) 순이다. 방산주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조선주의 경우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협력 업종으로 조선을 언급한 바 있어 주도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업종별 대장주들이 외국인의 선택을 받았다. 5위에는 기아(796억원)가 올랐다. 최근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의 협력 소식을 밝혀 신규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6, 7위는 인터넷과 이차전지 업종의 대장주인 네이버(NAVER)와 POSCO홀딩스가 이름을 올렸다. 두 종목은 지난해 각각 11%, 49%대 하락했는데 중장기 성장성을 고려할 때 매수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두 기업 모두 부진한 업황에서 고전 중이지만 향후 반등을 이끌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양식품이 올랐다. 두 기업은 해외 확장을 바탕으로 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강화가 긍정적이다. 금융업 대장주 KB금융은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주주환원 정책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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