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의 2024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정보기술(IT) 업황 악화가 겹치며 실적 하방 압력이 커졌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줄줄이 하향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이 대표적이다.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 1626억 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 4분기 대비 8.98% 적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1.6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때만 해도 4조 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했지만 1조 원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 원·달러 환율 급등에 판매보증비 수익성이 훼손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아(000270)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 7654억 원으로 전망됐다. 기존 전망치 3조 원대에서 2000억 원 넘게 줄어들었다.
2차전지 업계에서는 4분기 적자 성적표를 받을 곳도 나올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255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LG화학과 롯데케미칼(011170)이 각각 1500억 원, 1969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이번 실적시즌 상장사 영업이익 1위는 SK하이닉스(000660)가 차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 296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4.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대로 실적이 발표되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005930) 전사 영업이익을 뛰어넘게 된다.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 모두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조 5000억 원에 그쳐 시장 전망치(7조 7000억 원)를 15% 밑돌았다. LG전자는 1461억 원으로 2023년 4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