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기업들의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이 직전 분기보다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매출뿐 아니라 전반적인 시황이나 수출·설비투자·고용에 대한 전망 모두 부진했다. 내수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가중된 탓으로 풀이된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12일 2024년 현황 및 2025년 1분기 전망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담긴 ‘제조업 경기조사 통계’를 발표했다. 산업연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매출 BSI는 88로 직전 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전망 BSI는 지난해 2분기 102를 기록하며 8개 분기 만에 100을 상회한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매출 전망이 개선됐다가 하반기 들어 탄핵 국면이 전개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기업 심리가 얼어붙는 것으로 해석된다.
매출 이외에도 시황(87), 수출(91), 설비투자(95), 고용(96), 자금사정(85) 등 산업연이 조사하는 9개 항목 모두에서 1분기 전망 BSI가 100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88), 자동차(92), 이차전지(92) 등 13개 업종의 올해 1분기 매출 전망 BSI 모두 100을 밑돌았다. 특히 철강(74)과 섬유(78)업계의 1분기 매출 전망 BSI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8, 10포인트 빠지며 70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 시황 현황 BSI는 84로 지난해 2분기(91) 이후 반년 만에 7포인트 떨어졌다. 직전 분기 매출 현황 BSI는 87로 14개 분기 연속 100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매출 현황 BSI를 업종별로 구분해 보면 조선업(101)만 기준치에 턱걸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 업계의 매출 현황 BSI는 2024년 2분기 94에서 4분기 87로 떨어졌다. 철강·섬유 산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 현황 BSI는 73으로 13개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 체감 경기 수준을 측정한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산업연은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제조업체 1500 곳을 상대로 경기실사지수를 조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