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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에 담긴 김제의 꽃향기”…전통주 빚는 함지애 장인

■ 함지애 '지애의 봄향기' 대표

폐암 진단 후 귀경해 양조 시작

직접 딴 야생화 향기 술에 빚어내

새로움 찾는 2030에 전통주 인기

“풍류와 운치 안주 삼아 즐기길”

함지애 지애의 봄향기 대표가 직접 빚은 전통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경운 기자.




“저에게 전통술을 제조하는 것은 ‘힐링’의 과정이었습니다. 이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제가 전북 김제에서 경험한 평화를 함께 느꼈으면 좋겠어요.”

함지애 ‘지애의 봄향기’ 대표는 16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 김제를 떠나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억척스럽게 섬유 사업을 일군 그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한 그는 귀향을 결정했다.

고향에서 암을 극복하기 위해 몸에 좋은 식초를 직접 만들다 술을 빚게 됐다. 함 대표는 “식초는 발효나 효모의 사용 등 술 빚는 공정과 비슷한 점이 많다”며 “술이 이어주는 인연에 반해 지금은 전통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주 ‘호산춘’의 명인인 이연호 선생에게 기술까지 전수받았다. 2020년 대한민국 명주 대상에서 청주 부문 대상도 수상했다.

함 대표가 만드는 술의 장점은 ‘향기’에 있다. 봄에 양조장 마당에 만개하는 연꽃은 물론 전라북도의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야생화를 채집해 활용한다. 함 대표는 “약주인 ‘다정’에 들어가는 차꽃은 전북 명산 모악산의 고찰 금산사 인근에서 채취했다”며 “자연에서 갓 따온 신선한 재료로 발효 숙성을 거치면 명품 향수 같은 향기가 꽃술에서 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함 대표가 쌀과 목련꽃, 누룩을 혼합해 술을 빚고 있다. 전북 산야에서 그가 직접 채취한 야생화가 전통주를 만드는데 주재료로 쓰인다. 이경운 기자.


그는 자신이 만든 꽃술의 향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술 자체만 마시거나 과일이나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을 곁들이기를 권했다. 함 대표는 “전통주의 가장 좋은 안주는 ‘풍류’와 ‘운치’라고 생각한다”며 “술을 마시기 보다 즐긴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주를 맛본 고객들이 새로운 맛을 계속 찾고 있다. 함 대표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는 무궁무진한 재료들이 있기 때문에 마셔도 마셔도 새로운 술이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이 전국 양조장 30여 곳을 찾아 60종의 전통주를 시음한 후 지애의 봄향기 3종인 ‘인연’ ‘다정’ ‘순애’를 이번 설 선물세트로 출시한 것도 함 대표의 이 같은 양조 철학 때문이다. 한호철 롯데백화점 와인앤리커팀 바이어는 “‘다양성’과 ‘프리미엄’에 방점을 두고 엄선한 상품”이라며 “2030 고객들이 주고객층인 만큼 앞으로도 상품 차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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