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채권 전문가가 지난해 11월 17%에서 이달 40%로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전망한 전문가는 83%에서 60%로 줄었다.
14일 금융투자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2월 채권시장지표(BMSI)’를 발표했다. 금투협이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55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전문가 10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16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를 전망했다. 나머지 40%는 모두 0.25%포인트 인하를 점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사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당시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채권 전문가들은 83%에 달했다. 금리 인하를 예측한 전문가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는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 여파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치 못한 정치 불안이 불거지면서 내수가 얼어붙자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현재 금통위는 내수 진작을 위한 금리 인하와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 동결 사이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국고채 금리가 하락 안정세를 보이자 시장 금리 전망 지표는 120.0로 지난달 92.0에서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금리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지난달 24%에서 10%로 줄었고 하락을 전망한 전문가는 16%에서 30%로 늘었다.
물가 지표는 지난달 85.0에서 91.0로 올라갔다. 고환율로 인한 상승 압력과 설 연휴를 앞둔 정부의 안정 대책이 맞물린 까닭에 물가 보합을 점친 응답자가 지난달 51%에서 이달 79%로 증가했다. 물가 상승을 예상한 이는 15%에서 32%로 늘었고 하락을 내다본 응답자는 17%에서 6%로 감소했다.
환율 지표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 회복, 원화 강세 전환 기대 등에 힘입어 66.0에서 119.0으로 호전됐다. 다음달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본 응답자는 지난달 39%에서 11%로 줄었고 하락할 것으로 답한 사람은 5%에서 30%로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