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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맞힐까”…증권사 65% "1월 금리인하"

직전까지 인하·동결 전망 뒤엉켜

작년 11월 금통위 '반전' 딛고

한은 소통 강화 여부에 주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 제공=공동취재단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양과 환율 사이의 딜레마 때문이다. 증권가 내부에서도 금리 전망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데 금통위를 불과 이틀 앞두고 기존 전망을 뒤짚은 증권사가 나타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후 가장 어려운 금리결정 회의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증권사 17곳을 대상으로 올해 1월 한은 금통위 전망 보고서(프리뷰)를 분석한 결과 11곳 (65%)이 금리인하를 점쳤다. 나머지 6곳(35%)이 동결에 힘을 실었다. 올해 첫 금통위는 오는 15~16일 예정돼 있다.

금통위는 통상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목요일에 정기회의를 여는 데 이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통방) 결정 회의는 1년에 8번 열린다. 이에 맞춰 증권사들의 금통위 프리뷰는 통방이 열리는 직전주나 금통위가 열리는 그주 월요일에 발표되곤 한다.

인하를 점친 증권가 연구원들은 얼어붙고 있는 내수 심리와 암울한 성장 전망에 대한 대응이 발빠른 금리인하로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A증권사 연구원은 "낮아지고 있는 성장 전망, 지난해 12월 중 크게 하락한 소비자 심리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고 했다. B증권사 연구원 역시 “세월호, 이태원 등 각종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크게 고꾸라졌다"면서 "경제는 심리임을 상기해볼때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파를 감안해서라도 한은은 서둘러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증권가에선 막판까지 금리전망이 뒤바뀔만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6일부터 이날까지 1월 전망을 바꾼 증권사는 두 곳인데, 방향이 서로 엇갈린 점이 눈에 띈다. 신영증권은 금리인하에서 동결로, 삼성증권은 금리동결에서 인하로 선회했다.

이날 전망 조정에 나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8일 장중 1440원대로 떨어졌던 환율이 금통위 직전 20원 넘게 상승하고 있어 쉽사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면서 “다음 2월 금통위까지 6주간 트럼프 정부 출범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채 금리와 환율을 점검하는 기간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8.2원 상승한 1473.2원에 개장한 뒤 1470원대에 머물다 5.8원 오른 1470.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 급등은 미국의 고용지표 서프라이즈가 촉발한 강달러 영향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예상을 웃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이 커지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64% 오른 109.65를 기록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기존 인하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주부터 높아지는 시장금리로 인해 동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03%포인트 오른 연 2.664%에 장을 마치며 금리동결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증권가의 작년 전망 성적만 놓고 봐선 1월 금통위는 인하가 더 우세해 보인다. NH투자·메리츠·키움·IBK·신영 등이 8번중 7번을 맞췄는데 이중 NH와 신영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1월 ‘인하’로 전망했다. 물론 작년 성적이 대동소이하다는 측면에선 증권사간 예측력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을 수는 있다.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일 미 CNBC와 인터뷰 하고 있는 모습. CNBC 화면 갈무리


특히 지난해 11월 금통위를 두고 ‘포워드 가이던스 무용론'까지 나온 상황에서 한은 내부에서도 소통 강화를 위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시장에 여러 메시지가 쏟아지기도 했는데 김종화 금통위원의 금융안정보고서 메시지(지난달 23일),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지난달 25일), 이창용 한은 총재 신년사(2일), 이수형 금통위원의 미 CNBC 인터뷰(2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금통위원은 해당 인터뷰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경제성장이 서로 상충되는 경우 물가와 금융안정에 주로 초점을 맞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C증권사 연구원은 "이 금통위원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금통위 내부의 컨센서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1월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D연구원은 “이 총재의 신년사에서 보면 기민하고 유연한 통화정책을 강조했는데, 그말은 금리인하에 속도를 내겠다는 말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의 스탠스를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난맥이 읽힌다. 1월 금통위 결과가 시장 전망에서 크게 벗어날 경우 한은이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등 메시지 관리에 더 고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큰 틀에서는 인하론이 앞서고 있지만 학계에선 동결론에 기운다. 본지의 ‘서경 금통위 서베이’에 따르면 금리전망은 양극단이 더 팽팽하게 맞붙는 모습이다. 인하와 동결 응답이 각 55%, 45%로 집계됐는데, 다수의 경제·경영학 교수들과 국책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동결에 서며 인하 의견에 맞선 영향이다. 동결을 주장한 이들은 연속된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거라고 봤다. 무엇보다 3연속 금리인하가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 또 금리인하시 소비심리 개선 효과와 환율 자극이라는 득과 실을 따져봤을 때 실이 더 클거란 분석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의 채권 전략은 금통위원들의 발언이나, 시장 동향에 더 민감한 반면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대외신인도나 금통위원들의 역할 등에 당위를 부여하기도 해 전망에는 시각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내부에서도 채권, 매크로 등 담당자 마다 의견이 갈리기도 해 하우스뷰를 따로 내지 않는 곳도 꽤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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