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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다시 '들썩'…강남선 평균 2000원 육박

■리터당 평균 1700원 돌파

국제유가 상승에 고환율 이어져

농산물 이어 물가 자극할 수도

1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고환율 기조에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다섯 달 만에 ℓ당 1700원 선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구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값이 2500원을 넘어서는 등 유가 불안세가 향후 물가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3일 1702.3원을 기록한 뒤 이날 1705.1원으로 올랐다. 평균 휘발유값이 1700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8월 10일(1700.2원)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이날 기준 휘발유값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1775원)로 지난해 12월 14일(1705.5원) 이후 한 달 만에 4.1%나 상승했다. 서울 용산구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2871원에 달하기도 했다. 강남구 소재의 한 주유소 휘발유값도 2590원에 달하는 등 강남구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00원에 육박한 1947원을 기록했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1555.6원으로 지난해 10월 22일(1422.1원) 이후 두 달 반 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서울 평균 가격이 1639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 평균 가격이 1525.5원으로 가장 낮았다.





주유소 기름값이 14주째 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는 여전히 고공 행진하는 추세다. 미국 정부가 이달 10일 러시아 석유 회사 및 러시아산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것이 국제유가 불안을 자극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 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8.82달러,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0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94%, 1.57% 상승했다. WTI는 지난해 8월 12일(80.06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해 8월 26일(81.43달러)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로 러시아 원유 주요 구매국인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돼 당분간 주유소 기름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국내 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2주간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도 다시 불안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고 있다. 농산물 등 가격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유가마저 불안할 경우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이 1.9%로 2%대에 근접했다”며 “석유류 가격 변화, 환율 등이 향후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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