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한 샤오미가 스마트폰과 로봇청소기를 포함한 5개 제품군에서 14종의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스마트폰의 경우 프리미엄급 성능에도 경쟁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어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고객들은 샤오미의 핵심 철학과 일치하는 높은 제품 품질을 추구하면서 합리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갖고 있다”며 “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국 고객들에게 더욱 맞춤화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샤오미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신제품인 스마트폰 2종, TV 4종, 웨어러블 3종, 보조배터리 4종, 로봇청소기 1종을 공개하고 다음 달 초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끈 제품은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샤오미 14T’다. 지난해 9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샤오미 14T는 샤오미의 플래그십 제품 라인업인 14 시리즈의 최하위 모델이다. 샤오미의 최신 플래그십폰인 ‘샤오미 15’ 시리즈는 현재 중국 내수 시장에만 출시됐고 글로벌 제품이 나오지 않은 탓에 샤오미 14T부터 한국 시장에 공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샤오미코리아는 해당 제품을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을 통해 자급제로 판매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의 공동 출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샤오미코리아는 조만간 서울에 자체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를 오픈할 방침이다.
특히 샤오미코리아는 14T의 시작 가격을 59만 원대로 책정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내세웠다. 이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14T의 유럽 시장 출시 가격이 649유로(약 97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샤오미의 한국 시장 공략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4T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대거 탑재돼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와 ‘서클투서치’를 통해 직관적인 기기 제어와 정보 검색 기능을 구현했다. 아울러 자체 AI 기술인 ‘어드밴스드 AI’로 실시간 통역, 녹음, 영상 편집 등 차별화된 AI 기능을 제공한다. 키코 송 샤오미 동아시아 마케팅 총괄은 “구글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며 “앞으로 함께 스마트폰 AI 경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코리아는 이날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인 ‘레드미 노트 14 프로 5G’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협력해 판매하는 덕분에 공시지원금과 약정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작 가격은 39만 원대다. 아울러 299만 원대의 100인치 TV인 ‘TV 맥스 100’를 비롯한 TV 4종과 스마트워치 ‘레드미 워치5’, 무선 이어폰 ‘레드미 버즈 6 라이트’, 로봇청소기 ‘X20 맥스’ 등도 소개했다. 우 사장은 “앞으로 샤오미코리아는 한국에서 현지화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고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제품과 서비스, 사후관리(AS) 등 모든 면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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