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솔트룩스(304100) 대표는 ‘인공지능(AI) 전도사’로 불리운다. AI 개념이 생소하던 30여 년 전부터 관련 분야에만 몸담으며 기술·서비스 개발에 매진했다. 인공지능산업협회 회장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등 굵직한 직함을 맡아 AI·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주요 2개국(G2)’과 함께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IDC)다. 이 대표는 “고사양의 GPU를 돌리기 위해서는 고전력 IDC가 필수적이어서 미국은 소형모듈원전(SMR)까지 도입하고 있다”며 “정부 혼자서 막대한 전력을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어렵다면 민간 매칭 펀드를 통해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스타트업들이 한국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 토양을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 책정된 AI 예산을 크게 뛰어넘는 금액을 투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들이 AI를 더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초고속 인터넷과 광케이블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구축하며 국민들에게 IT 서비스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AI도 마찬가지로 문턱을 낮춰 국민들이 AI 공급자이자 사용자가 돼 실제로 AI를 갖고 놀아볼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 대표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순수 외국인 창업자가 없는 사실을 지적하며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과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로, 이민이나 유학을 갔다가 미국에서 성장하고 성공한 사례”라며 “한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오지 않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20년 후가 되면 노동인구가 반 토막 날 텐데 AI와 같은 혁신 산업을 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면서 “한국이 창의적인 인재가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혁신의 용광로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방안과 해법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올해가 AI 산업은 물론 한국 경제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촉진과 규제, 어느 쪽으로 방향키를 쥐느냐에 따라 10년 후 결과가 뒤바뀔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매우 유능하지만 정치인들이 행정과 정책을 망가뜨리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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