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린 2.0%로 제시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예상보다는 높지만 국내외 주요 기관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IMF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1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상향했다. 한국 성장률은 0.2% 하향 조정한 2.0%로 내다봤다. 정부(1.8%)와 한국은행(1.9%)보다 높지만 분석 시점의 차이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IMF의 분석 시점은 지난해 12월 중순”이라며 “정치 불안 장기화가 경제의 하방 리스크라는 것은 IMF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음 달 초 IMF가 내놓을 한국 보고서에서 추가적인 성장률 하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이 2.7%로 직전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 2023년 미국에 성장률이 역전된 후 올해까지 3년 연속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성장률은 1.0%로 0.2%포인트 내렸다. 일본은 1.1%로 직전 전망치와 동일했고 중국은 4.6%로 0.1%포인트 올랐다.
세계은행(WB)은 ‘트럼프 2기’의 보편관세를 경고하고 나섰다. WB는 올해 세계 경제가 2.7% 성장한다고 보면서도 보편관세로 인한 무역 전쟁이 발생하면 글로벌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국의 보복 조치가 없어도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WB는 선진국의 경우 성장률이 올해 1.7%, 내년에는 1.8%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봤다. 미국은 올해 2.3%, 내년에는 2.0%를, 일본은 올해 1.2%, 내년에는 0.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올해 만료 예정인 ‘2017년 트럼프 감세안’이 연장되고 다른 경제 조건에는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WB는 전망했다. 다만 이에 따른 글로벌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WB 역시 올해 세계 성장률과 관련해 “하방 요인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WB는 매년 두 차례(1월·6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놓는다. 이번 예측에는 한국 경제 전망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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