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LuxSE)를 ‘감독원장이 인정하는 해외주요시장’으로 최초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기업이 해외사채를 발행할 때 ‘적격시장’과 ‘감독원장이 인정하는 시장’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엔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된다. 적격시장은 미국·일본·독일·스위스 등 15개국이 지정돼 있으나 그동안 감독원장이 별도로 인정한 해외주요시장은 없었다.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는 규제 안정성을 갖춘 글로벌 최상위권 국제 채권거래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채권 상장 중 거래소별 비중을 살펴보면 룩셈부르크(34%), 런던(14%), 아일랜드(10%), 파리(10%)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거래소와 심도 있는 협의를 거쳐 해외주요시장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일반기업이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채권을 상장하는 방식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하려면 국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면제된다. 룩셈부르크 증권신고서는 국내 상장기업이 채권을 상장할 때 간소화된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투자설명서에 대한 심사절차가 약식 서류에 대한 확인 절차로 대체되면서 상장 소요 시간도 크게 단축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번 해외주요시장 지정이 싱가포르 거래소 등 특정 거래소로 집중된 국내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경로를 다변화하고, 간소화된 상장 절차에 따라 외화채권 발행 비용을 절감해 외화조달 여건을 개선할 것으로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럽연합(EU) 진출을 이한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해외투자자의 국내기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국내기업의 해외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 안정성을 갖춘 해외시장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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