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시장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각각 다음 달과 다다음 달부터 중개수수료를 현행 9.8%에서 2.0~7.8%으로 차등 인하하는 등 상생방안을 시행한다. 지난해 11월 반쪽 합의 비판 속 가까스로 상생안을 마련한 지 넉 달과 다섯 달 만에 본격 시행하는 셈이다. 다만 배달의민족이 직전 3개월 기준으로 매출액을 산정하겠다고 밝힌 데 반해 쿠팡이츠는 아직 이조차 확정하지 못해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정부는 23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배달플랫폼 상생안 이행 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과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방안 지원실적 및 향후 조치계획’ 등을 주로 점검했다.
우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양사는 차등 수수료 적용 시점을 각각 2월 말과 3월 말로 못 박았다. 앞서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전날 “2월 26일부터 자체 배달인 ‘배민배달(배민1플러스)’을 이용하는 업주의 매출 규모에 따라 4개 구간으로 나눠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를 차등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매출 상위 35% 초과~50%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100~3100원을 적용한다. 매출 50% 초과~80%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1900~2900원, 매출 80% 초과~100%는 중개 수수료 2%에 배달비 1900~2900원이다. 현행 요금제는 중개수수료 9.8%에 배달비 1900~2900원이다. 쿠팡이츠는 아직 상생안 세부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소비자 영수증에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 등을 분리 표기하는 방안은 쿠팡이 3월, 배달의민족이 6월 시행을 목표로 시스템 개편을 진행 중이다. 배달기사 위치 공유는 관련 단체들의 반발로 도입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동반성장위원회 내 배달플랫폼 상설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방안도 지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조 3000억 원 규모의 위메프·티몬 미정산 관련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최저 2% 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정부는 전했다. 구매상품권 미환불 등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집단분쟁조정 절차 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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