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난해 3조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기아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잇달아 성공시킨 결과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 735억 원으로 지난해(2조 2953억 원) 대비 33.9% 상승했다고 23일 사전 공시했다.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57조 2370억 원으로 59조 2544억 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3.4%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4조 602억 원으로 18.6% 상승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만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을 확대 적용하는 등의 제품 믹스 효과와 함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이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에 집중된 수익구조 개선 활동을 꾸준히 펼친 결과라고 해석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0% 안팎인 해외 수주액을 2033년까지 4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CES를 포함한 글로벌 행사에서 ‘현대’를 제외한 ‘모비스’라는 이름으로 참가하는 등 독자적인 브랜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독일 완성차브랜드인 폭스바겐그룹에 전동화 핵심 부품인 배터리시스템(BSA)을 수주하는 등 2023년부터 글로벌 수주 10조 원 시대에 돌입했다. ‘글로벌 톱5’ 내에 들어간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이 고객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비야디(BYD)와 일본의 미쓰비시·스바루에도 차량 부품을 공급한다. 지난해 수주액도 12조 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전동화·전장·램프·섀시 등의 분야에서 전략 부품을 중심으로 해외 신규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린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인캐빈모니터링시스템’을 공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인캐빈모니터링시스템은 카메라로 운전자와 탑승객 움직임을 감지한 뒤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화면이나 소리 등으로 이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전장 제품과 독립형 후륜조향시스템(RWS),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신기술 제품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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