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 2위 사업자 KT(030200) 시가총액이 SK텔레콤(017670) 추월을 눈앞에 뒀다. 역전할 경우 22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한해만 놓고 봐도 KT의 주가 상승률은 29.54%로 SKT(11.29%) 대비 20% 포인트 이상 높다.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증액, 자기자본이익률(ROE) 상향 등 적극적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성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22%) 오른 4만 565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1조 5803억 원이다. SK텔레콤은 0.73% 오른 5만 4900원에 마감해 시가총액은 11조 8349억 원이다. 양사 시가총액 차이는 불과 2500억 원 안팎이다.
KT 시총이 연일 오르며 시장에서는 SK텔레콤 역전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KT 시총은 2003년 3월11일 12조 4496억 원으로 SK텔레콤에 앞선 후 줄곧 이통업계 2위 자리에 머물렀다. 최근 들어 양사 간 시총 격차는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장중 기준이기는 하지만 KT와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이 거의 동일한 11조 6000억 원대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그러다 벌어져 당일 종가 기준 시총은 KT(11조 5930억 원), SK텔레콤(11조 7920억 원)으로 2000억 원 차이나는 선에서 마감했다.
이통업계 내에서도 KT의 주가 상승이 돋보이는 이유로 경쟁사 대비 앞선 주주환원 정책, 경영 효율화로 인한 중·장기 수익성 개선 기대감, 인공지능(AI) 신사업에서 높은 잠재력 등을 두루 꼽고 있다. KT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분기배당을 시작한 데 이어, 2023년부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중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3000억 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데 이어 2028년까지 총 1조 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이 외에 2028년도 연결 기준 ROE 9~10% 달성,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 등 AICT(AI 인공지능·ICT 정보통신기술 합성어) 기업 전환 계획 등에 시장이 호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통인 김영섭 KT 대표의 소통 능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사들도 잇달아 KT의 목표 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통신 3사 중 KT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이라며 목표 주가를 6만 원으로 기존(5만 5000원) 대비 9.1% 상향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T는 지난해 부실 사업부 정리 작업에 몰두했고 올해는 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도 예고한 상황에서 추가 주주환원 정책 발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5만 2000원→5만 6000원), 노무라증권(4만 9000원→5만 3000원) 등도 잇따라 KT 목표 주가를 올렸다.
KT는 통신 3사 중 외국인 지분이 가장 높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KT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보유 한도인 49%에 도달한 후,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42%), LG유플러스(35%) 대비 외국 투자자 선호도가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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