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녀’의 인공지능(AI) ‘사만다’처럼 특정 목적만 수행하는 것을 넘어 인간처럼 자유롭게 사고하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차세대 AI인 범용 AI(AGI) 개발이 검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2025년 제1회 국가연구개발(R&D)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열고 AGI 핵심원천기술 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2032년까지 7년 간 국고 8875억 원과 민간 자금 438억 원을 합쳐 총 9313억 원을 투자해 국산 AGI 기술을 확보하는 사업의 예타가 시작된다.
현재 빅테크들이 기술 경쟁을 벌이는 AI는 특정 데이터를 학습해 해당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협소AI(ANI)에 속한다. 반면 AGI는 인간 수준의 실세계 이해와 적용 능력을 갖추고 기억과 자율적 지식 축적과 성장이 가능하며 실세계 상호작용과 행동을 위한 적응과 수행능력을 갖춰 특정 분야를 넘어 범용적으로 쓰일 수 있다.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에 AGI 개발을 포함한 AI ‘맨해튼 프로젝트’를 촉구하는 등 해외에서도 ANI 다음 기술로 AGI에 주목하고 있다. 오픈AI 등 기업들도 채팅뿐 아니라 음성과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처리가 가능한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하며 AGI 경쟁의 전초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AI 분야 권위있는 학회인 ICLR이 정한 세 단계의 AGI 중 2단계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은 예타를 거쳐 구체화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불확실한 미지의 영역인 AGI의 특성, AGI 핵심원천기술 개발·확보의 필요성·도전성 등을 중점 고려해 전략적 관점에서 도전적·체계적 R&D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타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 대해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을 실증·상용화하는 ‘CCU 메가프로젝트’도 예타에 착수한다. 예타 요구안 기준 1조 1392억 원 규모다. 앞서 예타가 면제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혁신 선도기업 육성사업’은 적정섬 검토를 거쳐 5년 간 1조 445억 원 규모로 구체화했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올해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임무는 투자의 확실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선도형 R&D로의 전환 본격화”라며 “예타 대상으로 선정한 2개 사업은 적기 추진을 위해 신속하게 조사하되 투자가 최고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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