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창업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총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KAIST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교내 창업기업 수는 1914개, 이들의 자산규모는 94조 원, 매출 규모 36조 원, 총 고용인원은 6만 1230명이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개사, 지난해에만 엔젤로보틱스를 포함해 토모큐브, 아이빔테크놀로지 등 로봇·바이오 분야에서 4개사가 상장했다. 주요 창업기업의 기업가치는 10조 원을 넘어섰다.
KAIST는 2021년 이후 창업제도에 대한 대대적으로 개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교원 창업 심의, 총장 승인 절차 등의 단계를 폐지함으로써 창업 승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고 학생 창업의 경우 창업 휴학 가능 기간을 기존 4학기에서 무기한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확대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질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했다.
대표적인 창업 프로그램으로는 패스트 프로토타이핑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창업기업을 대신해 시제품을 제작해주고 외부 전문가를 매칭해 제작비를 지원함으로써 평균 2년 걸리던 시제품 제작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3년 신설된 이후 현재까지 16개 기업을 선정하여 지원해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지식산업센터를 유치하여 창업 공간을 확보했다. 해당 센터는 2029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 ‘KAIST 스타트업 글로벌 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대표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KAIST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 연구팀이 주도하고,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이자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한 기계공학과 오준호 석좌교수가 창업한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2011년 2월 설립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협동 로봇, 모바일 로봇, 이동형 양팔 로봇, 사족보행 로봇, 초정밀 지향 마운트를 연구 개발하여 시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21년 2월 코스닥 상장했으며 현재 5조 원의 시가 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로봇 기업으로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엔젤로보틱스는 의료 및 산업 현장에서 보행 재활치료, 근력 증강을 위한 시장을 열어 나가고 있다. 누적투자 350억 원 유치 이후, 2024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하였으며 현재 시총은 42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루닛은 2013년 설립된 의료 AI 기업으로 카이스트 출신 6명이 모여 국내 최초 AI 벤처회사로 창업한 1세대 AI 기업이다. 암 검진과 치료 영역에서 AI가 적용된 초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7월 코스닥 상장하였으며 2025년 현재 1조 5천억원 시가 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배현민 KAIST 창업원장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이라는 국가 과제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KAIST 창업원은 한국 토양에 맞는 기술창업 생태계의 성공적인 모델을 지속적으로 정립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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