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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자영업 연체 비상…경제 뇌관 우려

[자영업자 연체율 10년만에 최악]

高신용 위주 1금융도 연체 증가

자영업자 많은 저축은행은 13%

소비 위축에 소상공인 경영 악화

무차별 지원땐 위기 도화선 우려

설 연휴를 앞둔 서울의 한 전통시장 전경. 연합뉴스




취약차주 비중이 낮은 1금융권인 은행권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경영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않다 보니 빚을 제때 못 갚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차주들은 카드론 등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2금융권에는 이미 ‘부실 경고등’이 켜졌다. 게다가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경기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자영업자 부실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주요 카드사의 지난해 12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38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8조 7613억 원) 대비 9.35% 증가한 규모다.

카드론은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취약계층의 대표적인 ‘급전 창구'로 꼽힌다. 평균금리가 15%에 달하는 카드론 잔액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취약 계층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잔액뿐 아니라 연체율 역시 악화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평균 연체율은 3.1%로 2021년 말(1.9%)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대출 연체율은 1% 이상만 돼도 높은 수준”이라며 “카드론 공급이 크게 증가해 연체율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올해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1%대로 줄이는 것은 어렵고 2%대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이 찾는 또 다른 2금융권 대출 창구인 저축은행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13.03%로 전 분기(11.92%) 대비 1.11%포인트나 상승했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저축은행 등의 개인사업자 대출에도 비상등이 켜졌지만 올해 전망은 어둡다. 연말연시 비상계엄·탄핵 사태와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예기치 못한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올해 잠재성장률마저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도 소상공인 신년 경영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체 경영 성과 부진의 이유로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8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부채 증가 및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이 39.3%, ‘고물가에 의한 원부자재, 재료비 등 가격 인상’이 37.9%로 나타났다. 위축된 경기에 경영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부채 증가 및 고금리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폐업률과 연체율 증가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며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경제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금융 지원만 이어갈 경우 가계부채가 증가하며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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