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이 지난해 4분기 매출 93억 유로(약 14조 원), 영업이익 33억 5500 유로(약 5조 원)를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ASML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40.28% 증가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 업계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ASML의 향후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4분기 수주 금액은 70억 9000만 유로(약 10조 7000억 원)로 전 분기보다 169% 급증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회사다. EUV 장비 가격은 대당 2000억 원 수준이고, 연간 생산량은 50대 안팎으로 알려져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TSMC 등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들이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High)-NA 장비는 대당 가격이 5000억 원을 호가한다.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의 주요 사안에 대해 "하이-NA EUV 장비 두 대의 매출이 반영됐다"며 "ASML은 4분기에 세 번째 하이-NA EUV 장비를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설명했다.
ASML은 올해 1분기 순매출을 75억~80억 유로, 매출총이익률을 52~53%로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올해 매출인 282억 달러를 상회하는 300억~350억 유로를 내다보며 지난해보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푸케 CEO는 "AI 투자 증가가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AI가 불러온 변화가 ASML의 고객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것은 아니며, 이로 인한 기회와 리스크가 ASML의 올해 매출 전망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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