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009830)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신설한 와이어&케이블(W&C) 사업부를 두 달 만에 사업 부문으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안을 단행했다. 내부 인력을 충원하고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 거점도 새로 구축 중이다. 전 세계적인 전력망 확대 추세에 맞춰 케이블 및 와이어 소재 사업을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달 초 케미칼 부문에 속해 있던 W&C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W&C 부문’으로 급을 올려 독립시켰다. 이에 따라 케미칼(석유화학) 부문과 큐셀(태양광) 부문, 인사이트(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구성됐던 사업구조가 케미칼·큐셀·W&C·인사이트 등 네 개 부문으로 변경됐다. W&C 사업부는 부문이 된 만큼 마케팅과 영업 등 별도의 스태프 조직도 갖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11월 케미칼 부문 내 폴리올레핀(PO) 사업부에서 조직을 떼어내 W&C 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초 범용 제품의 수익성 악화로 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케미칼 부문은 PO 사업부와 폴리염화비닐(PVC)을 주력으로 한 화성 사업부로 이뤄졌었는데 W&C 사업부가 추가돼 3개 사업부 체제가 됐다. 그런데 두 달 만에 한화솔루션은 W&C 사업부를 다시 부문으로 끌어올리며 관련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사업부 신설 당시 영입한 카를로 스칼라타 W&C 사업부장은 조직 변화에 따라 바로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세계 최대 케이블 제조 업체인 이탈리아 프리스미안에서 20년간 근무한 스칼라타 신임 부문장은 유럽·미국·브라질·중국·호주 지역에서 영업 및 사업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의 역할을 맡았다. 우선 이탈리아에서 판매 거점을 만들고 현지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제품 수요가 많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의 W&C 부문 주력 제품은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400㎸급 케이블용 가교폴리에틸렌(XLPE)과 해저케이블용 XLPE 등이다. XLPE는 폴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향상시킨 고순도 절연 제품으로 전력케이블의 송전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글로벌 초고압케이블용 XLPE 시장은 연평균 7%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오스트리아의 보레알리스, 미국의 다우에 이어 세계 3위의 XLPE 생산능력(11만 톤 규모)을 갖춘 상황으로 지난해 고압케이블 소재 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이 61%나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은 송전망 용량 확대 추세에 맞춰 기존 XLPE를 개량해 성능을 높인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SEHV)도 개발했다. 최대 550㎸의 초고압 케이블에서도 안정적인 송전 품질 유지가 가능해 현재 상용화된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인 500㎸급 케이블에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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