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밀월’을 강화하는 동시에 추가 투자 유치 확대에도 나섰다. 중국산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에 미 정부와 공조를 강화해 압박을 가하는 한편 몸집을 불려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30일(현지 시간) 오픈AI는 워싱턴DC에서 미 국립 연구소와의 AI 협업을 발표했다. 미 국립 연구소 내 1만 5000명의 과학자들에게 오픈AI 추론모델 o1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대상에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 등 핵무기 보안을 맡는 곳들도 포함된다. 오픈AI는 미 정부를 상대로 ‘B2G’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틀 전에는 미 정부 기관용 AI ‘챗GPT Gov’를 공개하기도 했다.
일련의 행보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고 오라클·소프트뱅크와 50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투자 계획을 밝힌 후 이뤄진 것이다. 올트먼은 민주당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줄대기’에 적극적이다. 딥시크 등 중국산 AI가 빠르게 성능 격차를 좁혀가는 상황에서 안전한 AI라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정부의 힘을 빌어 중국 경쟁업체에 압박을 가하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도 호응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미 상무부가 딥시크 개발에 제재 대상 미국산 반도체가 사용됐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딥시크는 H20 등 중국향 엔비디아 AI 가속기로만 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배후에 밀수된 고성능 칩셋이 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AI 연구개발(R&D)을 위한 추가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딥시크 등 후발주자를 따돌리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최대 400억 달러(약 57조 원) 상당의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전날 소프트뱅크가 250억 달러(약 36조 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소식에 이어 ‘판’이 더욱 커진 것이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1570억 달러(약 230조 원)로 66억 달러(약 9조 6000억 원)를 유치한 바 있다. 새 투자가 성사될 시 기업가치는 3400억 달러(약 495조 원)로 2배 이상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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