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267260)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중저압 차단기의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 이달 개최를 앞둔 전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HVAC) 전시회에서도 이 제품을 전시해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에 맞춤 대응하기로 했다.
2일 전력 기기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10~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되는 ‘AHR 엑스포 2025’에 창사 처음으로 참가한다. AHR 엑스포는 세계 최대 HVAC 전시회로 매년 1500여 개의 글로벌 업체가 참여해 최신 트렌드와 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에는 HD현대일렉트릭 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참가한다.
HVAC는 난방·환기·냉방 등을 관리하는 열관리 시스템이다. 최근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등의 열관리 중요성이 커지며 특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2028년 610억 달러(89조 원)까지 성장할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전시회에서 중저압 차단기 중심의 실물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HVAC가 고출력 전력을 사용하는 만큼 중저압 차단기는 시스템 내 전력 보호 장비로 활용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200억 원을 투자해 청주에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을 건설하는 등 캐파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10월 이 공장이 준공되면 2030년까지 연간 약 1300만 대의 중저압 차단기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대비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부회장은 착공 당시 “탈탄소,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배전 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미래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변압기 등 전력 기기 부문에 집중된 사업을 중저압 차단기와 같은 배전 기기로도 다각화하는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5767억 원이었던 배전 기기 부문 매출은 지난해 8677억 원으로 2년 만에 50% 이상 급증했다.
AI발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변압기에 이어 중저압 차단기의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은 연이어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조 3223억 원, 영업이익 669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22.9%, 영업이익은 112.2%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서며 제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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