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 여파로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최근 2거래일간 30원 넘게 급등한 원·달러 환율은 1개월여 만에 148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1472.3원까지 급등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 30일 종가 기준 1474.1원을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상승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글로벌 무역 전쟁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초기와는 다른 환경에 놓여 있어 원화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1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설 당시에는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환율은 1130~1150원대로 비교적 양호했다. 문 연구원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에는 고물가 압력이 높지 않아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이어졌다”며 “현재는 물가 부담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폭과 속도가 줄어드는 등 달러 강세 환경이 조성돼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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