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량(HEV) 판매 대수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응해 생산량을 늘리는 등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해 3년 만에 판매량 ‘더블링’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의 판매량은 각각 90만 4266대, 10만 6837대로 총 101만 1103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47만여 대, 2022년 63만여 대, 2023년 84만여 대 등 높은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HEV 판매량을 이끈 것은 투싼·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투싼 HEV는 지난해 전년 대비 44.7% 증가한 19만 7271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스포티지 HEV는 8.3% 늘어난 12만 8536대가 판매됐으며 싼타페 HEV는 신차 효과로 전년 대비 85.3% 증가한 11만 2205대가 팔렸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HEV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상황에 맞춰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간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서 HEV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HEV 모델을 투입한다. 2023년 말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기아의 미니밴 카니발 HEV는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6만 919대가 팔리며 시장에 연착륙했으며 현대차도 지난해부터 스타리아 HEV 모델을 투입하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HEV 모델도 올해 본격 판매된다. 가솔린 2.5 터보 엔진을 활용한 TMED-II 시스템이 처음으로 탑재된 차량이다. 기존 대비 배터리 용량이 10%가량 늘어나는 등 1회 충전 시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성능이 크게 향상된 시스템이 새로운 팰리세이드에 탑재될 예정인 만큼 전체 HEV 판매량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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