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노르웨이 최대 수소기업 넬과 손잡고 친환경 에너지인 핑크수소 개발에 나선다. 이번 협력을 통해 한수원은 약 8년 뒤 300조 원 수준까지 급성장할 글로벌 핑크수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4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넬과 핑크수소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핑크수소는 원자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소로 원자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들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한수원은 앞서 지난해 9월 체코수소협회와 원자력 청정수소 사업 지원 및 정보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번 협약을 통해 자사 원전 기술과 넬의 전기분해 기술을 통해 핑크수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한수원이 핑크수소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차세대 에너지 수출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데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전기는 신·재생에너지보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핑크수소 시장이 2024년 296억 달러(약 43조 원)에서 2067억 9000만 달러(약 303조 원) 수준으로 연평균 27.51%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핑크수소 생산 장벽이 높다는 점도 한국에는 기회 요인이다. 수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핑크수소 생산을 하려면 원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브라질이나 멕시코의 경우 수소 생산을 위한 원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초기 자본 및 투자 규모로 인해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수원의 경우 2022년부터 2년간 원자력 청정수소에 기반을 둔 연구를 수행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삼성물산·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한국전력기술·전력거래소 등 12개 기관과 협력해 ‘원전 전력 연계 저온 수전해 생산 및 운영 실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제 핑크수소 생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핑크수소 생산 기술은 (실증 전) 설계 단계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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