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105560)지주가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부코핀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을 연말까지 15% 수준으로 낮춘다. 지난 4년여 동안 1조 50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낸 KB뱅크의 정상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뱅크는 올해 대출 증가율을 20~25%로 잡았다. 지난해 21.16%에서 4%포인트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부실 대출 비율은 크게 낮춘다. 지난해 24.92% 수준에서 올해 연말에는 15% 이하로 개선할 예정이다. 대출의 질도 개선한다. 위험도가 높은 기업 대출을 줄이고 헬스케어 같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군에 대한 대출을 집중적으로 확대한다. 이들 업체에 무역금융과 대출 등 통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은 높이고 조달 비용을 낮춘다는 게 KB뱅크의 구상이다.
KB뱅크는 현지 국영기업과 대기업 공략에도 고삐를 쥔다. 인도네시아 내 중소기업 시장에서 신용도가 높은 기업을 유치하고 건전한 대출 구조를 형성할 계획이다. 여신 프로그램 자동화를 도입해 인도네시아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거래를 늘릴 방침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와 LG, CJ, 한화, CGV, KT&G 등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도 대폭 늘릴 생각이다. 이 같은 여신관리와 대출확대 정책을 바탕으로 KB금융은 올해 KB뱅크의 흑자전환을 꾀한다. KB금융은 “지난해가 건전한 기초를 다지는 한해였다면 올해는 턴어라운드의 원년”이라며 “부실 대출을 줄이고 우량 영업처를 확대해 순이자마진을 최대 2.3%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의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전략적 아젠다도 ‘무브(MOVE)’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M(Maximize Growth·성장극대화) △O(On The Market·시장우선) △V(Versatile Talent·직원능력 다양화) △E(Empowered Digital&IT·디지털·IT 강화) 등이다.
직원들 교육 방식도 개선한다. 모든 중소기업 담당 직원이 충분한 지식과 영업 역량을 갖추고 고성과 조직 문화를 준수하도록 지원해 생산성 20%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매 부문에서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뱅킹 플랫폼을 강화한다. 1차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신규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연금 수령자 및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을 새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계에서는 KB금융지주가 부코핀은행의 정상화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경영 개선 작업이 빨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근 전 KB국민은행장이 글로벌 부문을 맡아 부코핀은행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올해 부코핀은행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코핀은행의 예금은 약 41조 200억 루피아(약 3조 6672억 원), 대출은 39조 9900억 루피아다. KB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부코핀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을 2025년까지 1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으며 부문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과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글로벌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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