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토리니섬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하면서 여행상품 예약이 줄취소되는 등 여행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산토리니섬 지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3일 한 여행사에서는 100여명 가까이 예약을 취소했다.
이 여행사는 그리스 여행 상품 중 산토리니섬에 방문이 포함된 경우 대체 관광지로 일정을 변경해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대체 관광지에 동의하지 않는 고객에 대해서는 수수료 없이 예약 취소를 진행했다.
또 다른 여행사 역시 산토리니섬 투어 일정을 제외하고 그리스 북부 내륙 지어 투어로 일정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산토리니섬 관련 여행 상품은 대부분 신혼여행 상품으로 주요 여행사의 경우 이달과 다음 달 출발이 확정된 예약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토리니섬은 현재 겨울로 비수기여서 수요가 적은 데다가 여행사에서 취급하는 상품 규모가 유럽이나 동남아 등에 비해 크지 않다. 여행사들은 4월 이후 출발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현지 상황을 지켜본 뒤 출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행사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이미 호텔, 항공편 등의 예약을 마친 일부 개별 여행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여행커뮤니티에는 "산토리니는 다 취소하고 아테네에서 더 오래 머물러야 하나", "숙소 값 버리고 안 가야 하나 싶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한 글쓴이는 "호텔은 환불을 안 해준다고 하고 항공사도 결항이 아니니 안 해줄 것 같다"며 "현지 가이드는 수천명이 빠져나간 건 맞지만 슈퍼나 가게는 영업한다고 하는 데 가야 할지, (여행비) 200만원을 날려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정부는 관광객들의 현지 안전관리에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주그리스대사관은 4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산토리니 인근 해역 지진 지속 발생 관련 주의 안내' 글에서 "최근 산토리니 섬 및 인근 해역에서 지진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산토리니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안전에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구 접근 금지, 산사태·쓰나미 주의 등을 당부했다. 대사관은 이어 "계속되는 여진 또는 새로운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여행 시 이를 고려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산토리니섬은 한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 곳이며 일부 교민도 거주하고 있다. 아직 연쇄 지진과 관련한 한국인 피해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사흘간 산토리니섬과 아모르고스섬, 이오스섬 사이의 해역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약 550차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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