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가 매물로 나왔다. 예상 몸값은 5조 원을 웃돈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인수 3년 만에 글로벌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내 사모펀드(PEF) 역사상 최대 규모 크로스보더 딜이 예고됐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상반기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35억 달러(약 5조 600억 원)가 거론된다. 2021년 인수 금액(17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2조 1500억 원)의 두 배를 웃돈다.
테일러메이드는 센트로이드 인수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2020년 9억 4300만 달러에서 2023년 14억 4400만 달러로 증가했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같은 기간 1억 700만 달러에서 2억 215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센트로이드는 골프공과 의류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2021년 낫소골프(현 테일러메이드골프볼코리아) 인수로 골프공 시장 점유율을 11%에서 15.5%로 끌어올렸고, 타이거 우즈와 협업해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선 데이 레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매각의 최대 변수는 F&F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다. F&F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우선매수권과 주요 경영사항 동의권을 확보했다. 제3자 매각 제안이 들어올 경우 14일 내 같은 조건으로 우선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F&F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5조 원대 자금 조달이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F&F의 현금성자산과 차입 여력을 고려할 때 단독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동 국부펀드와 글로벌 최상위 PEF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가 산정은 경쟁사 아쿠쉬네트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15배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센트로이드는 “선관주의 원칙에 따라 모든 투자자의 수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며 “최적의 투자 회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국내 PEF가 주도한 최대 규모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말까지 강달러 기조가 이어진다면 연환산수익률(IRR)은 4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일러메이드 펀드에 참여한 MG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중앙회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딜은 국내 PEF가 글로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가치를 높여 회수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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