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진단 보조 디지털의료기기 ‘앱노트랙’ 병원 처방이 개시됐다. 앱노트랙은 스마트폰 시스템과 기기를 활용해 사용자의 코골이·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보조하는 앱이다. 디지털 앱으로서는 드물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법정비급여 항목이 됐다. 이어 병원 처방이 시작되며 사용 확장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슬립테크(수면 기술) 기업 에이슬립은 분당서울대병원 등 병원에서 앱노트랙 처방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앱노트랙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사용자 숨소리를 포착해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앱이다. 지난해 6월 식약처 2등급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12월에는 질병코드 G47.3(수면무호흡증 의증) 및 단순코골음으로 심평원 법정비급여 사용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및 일선 병원에서 처방을 시작하면서 의료 현장 도입이 개시됐다. 처방 받은 사용자가 앱노트랙을 하룻밤 이상 사용한 뒤 내원하면 의사가 이를 확인해 진단·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성인 남성 유병률이 19%에 달하고 잠재 환자는 약 1000만 명인 질환이다. 급성심장정지 등 중증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등 합병증을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진단에 활용되는 병원 수면다원검사 비용이 통상 수십 만 원 이상이어서 진단 및 치료·처방이 제한적이었다. 2023년 기준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은 인원은 약 15만 명이다. 잠재 환자군에 비해 진단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에이슬립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미국 스탠포드대 메디컬센터와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면 측정 기술력을 키웠다. 에이슬립의 ‘슬립루틴’ 앱은 2023년 세계수면학회 주최 학술 행사에서 ‘애플워치’나 '구글 핏빗’ 등 국내외 수면 측정 기기 11종을 제치고 가장 높은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의료 목적으로 개발한 앱노트랙은 KGMP, ISO13485 등 까다로운 의료기기 인증을 확보했다. 앱노트랙의 진단 정확도는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활용해 진행하는 수면다원검사 정확도의 90% 이상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수면무호흡증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후 경과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병·의원 및 심평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의 대중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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