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인수금융단 구성을 마치면서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의 경영권 거래 계약이 임박했다. 지난해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품게 된 어피니티가 모빌리티 시장 판도를 바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등장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어피니티는 올 1분기 내 롯데렌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12월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롯데그룹과 체결한 뒤 최근 인수금융단에 산업은행·우리은행 등을 포함시켰다. 자체 펀드와 인수금융 자금을 묶어 현 최대주주인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측 지분 56.2%를 1조 5729억 원(주당 7만 7115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렌터카 시장은 쑥쑥 성장하는 추세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2020년 103만 9889대에서 지난해 124만 1453대로 19.4% 늘었다.
시장 재편 조짐도 감지된다. 현재 시장 1·2위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산하로 들어갈 경우 합산 시장점유율 36%의 공룡 렌터카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롯데렌탈(20.8%), SK렌터카(15.7%), 현대캐피탈(12.8%), 하나캐피탈(6.2%), KB캐피탈(3.6%) 순이던 시장 구도가 요동치는 것이다. 어피니티는 SK렌터카 브랜드를 새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년 뒤 롯데렌탈 사명 사용 기간까지 종료되면 통합 렌터카 브랜드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시장 장악력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신차 구매 등에 있어 협상력을 높여 가격 메리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렌터카 차량 120만여 대 중 약 95%는 국산이었으며 이 중 대부분을 현대차그룹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성비 높고 일정 기술력도 겸비한 비야디(BYD) 등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어피니티 측은 신차 인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렌터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BYD 입장에서는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보다는 렌터카 등 기업간거래(B2B)를 먼저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는 좋은 편이 아닌 까닭이다. 전문가들도 중국 회사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렌터카 시장에서 소비자와 점차 접점을 늘려가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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