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에서 지난해 엔비디아에 이어 올해 팰런티어가 인공지능(AI)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AI 소프트웨어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월가에서는 액손 엔터프라이즈·스노우플레이크·데이터도그·레이도스 홀딩스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오픈소스로 공개된 딥시크와 챗GPT와 달리 방산·데이터관리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수익 모델을 확립해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12일 뉴욕 증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이날(현지시간)까지 최근 3개월 간 액손 엔터프라이즈는 500달러에서 669.26달러로 33.85%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팰런티어(104.76%)의 상승률에는 못 미치지만 엔비디아(2.15%)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액손 엔터프라이즈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경찰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장비를 납품하는 기업으로 최근 ‘제2의 팰런티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보안 시장에서 이미 독점적 지위를 구축했음에도 드론 기업까지 인수하며 ‘AI 실시간 상황 인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조민주 키음중권 연구원은 “테이저건의 경우 현재 경쟁사가 없어 독과점 상태이며, 바디캠도 하드웨어 장비만 취급하는 다른 업체들과 디지털 증거 관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증거 수집부터 체포, 기소까지 보안 생태계를 전방위적으로 다루고 있어 ‘락인 효과(잠금 효과)’를 통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차단 정책도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월가에서는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도그, 레이도스 홀딩스 등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웰스파고는 지난달 스노우플레이크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기존 ‘비중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150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20년 나스닥 상장 당시 월가의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이 이례적으로 공모주로 투자하며 유명해진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기업이다. 기업의 내부 데이터를 정리해서 통합·분석·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디즈니플러스·구글 등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미 연방 정부와 뉴욕시 등 공공 기관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최근 3개월 간 주가가 150달러에서 183.55달러로 22.37% 상승했다. 클라우드 보안 기업인 데이터도그 역시 DA 데이비슨이 지난 10일 목표가를 150달러에서 165달러로 상향했으며, 최근 3개월 간 주가는 21.8% 올랐다.
특히 이들 종목은 지난달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을 앞세우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것과 달리 B2B(기업 간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상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AI 방산 스타트업인 안두릴과 쉴드AI는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 각각 280억 달러(약 41조 원), 50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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