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망가가 올해 1월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기준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면서 일본에서 지배적인 망가(만화) 서비스가 되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라인망가는 일본 사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글로벌로 생태계를 확장할 것입니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LDF) 대표이사 겸 최고성장책임자(CGO)가 12일 일본 도쿄 LDF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5월 라인망가가 경쟁사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최근 따라올 수 없는 큰 격차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만년 2등에서 1등으로…만화 강국 日 점령한 ‘라인망가’
라인망가는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로, 2013년 4월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후 10여 년이 지난 지난해 8월 누적 다운로드 수 5000만 건을 넘어서고 같은 해 3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2250만 명에 달하는 등 콘텐츠 강국인 일본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라인망가는 LDF가 일본 사업을 총괄한다. 그리고 LDF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라인망가는 ‘일본 1등 웹툰 플랫폼’이라는 입지를 수치를 통해 증명하는 중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라인망가는 올해 1월 기준 일본 앱 마켓 1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같은 기간 앱 마켓 기준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도 51%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김 대표는 “(앱 마켓 순위는) 지난해 1월에는 한 달(31일) 중 5일 정도만 라인망가가 1등을 했다면, 올해 1월에는 25일 이상을 경쟁사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라인망가가 일본에서 언제나 좋은 성적표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라인망가는 일본 전자만화 시장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카카오 ‘픽코마’ 등에 밀려 2020년부터 약 4년간 2등 자리에 머물렀다. 다만 △프로덕트 개편 △콘텐츠 집중 △마케팅 강화의 세 가지 전략을 통해 성장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일본 사업을 처음으로 맡았던 시기에는 웹툰이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인망가의 독자들이 웹툰을 잘 읽지 않던 상황”이라며 “프로덕트 개편을 통해 독자들이 연재형 웹툰과 여러 작품들을 병행해 읽을 수 있는 동선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작품을 소싱하는 한편 네이버웹툰 밖에 있는 다양한 작품들도 가져오는 등 본업인 콘텐츠에 집중했다”며 “작품의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해 사용자에게 작품을 추천하고, 또 읽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마케팅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라인망가를 이끈 지난 4년동안 주요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유료 콘텐츠 △광고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사업 영역도 고르게 성장했다. 라인망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 영역의 매출 성장률은 25%에 달한다. 김 대표는 “특히 유료 콘텐츠의 경우 외부에서 유입되는 신규 결제자 수를 늘리면서 동시에 내부에서의 구독 활동을 늘린 덕분에 이용자 한 명의 월평균 결제액(ARPPU)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日은 아직 블루오션…글로벌 공략에도 속도”
라인망가는 향후 5조 원에 달하는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을 넘어 외연 확대에도 나선다. 특히 일본의 ‘라인망가’, 한국의 ‘네이버웹툰’, 미국의 ‘웹툰 엔터테인먼트’로 대표되는 주요 시장의 연결 회사들을 활용해 자체 웹툰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한 미래 성장 전략으로 김 대표는 △글로벌 생태계 구축 △로컬(일본) 생태계 확장 △영상 시너지 극대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아직 성장기인 일본 웹툰 시장을 거점으로 삼아 도약에 나선다. 그는 “일본 사업은 계속해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미국으로 대표되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구축해 놓은 압도적인 글로벌 생태계는 전 세계의 작품이 일본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또 일본의 작품들이 해외로 나가서 우리의 생태계를 굳건히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라인망가는 현지화 전략도 강화한다. 일본 전국출판협회·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전자만화 시장은 5122억 엔(약 4조 8459억 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만화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에서의 성장도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지분을 투자한 넘버나인 스튜디오가 그 예시다. 김 대표는 “일본 창작 생태계 속에서 아마추어 작가, 프로 작가를 계속해 발굴하며 그들과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라며 “넘버나인 스튜디오를 비롯해 협업하고 있는 다양한 스튜디오들과 함께 일본에서 작품을 만들어나가며 로컬 생태계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확보한 좋은 IP를 애니메이션, 드라마, 팝업 스토어 등으로 확대하는 것 역시 주요 전략 중 하나다. 라인망가는 올해 중 20개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가동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공개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로는 ‘크레바테스’, ‘다크문’,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이 있다. 동시에 이달 중 웹툰으로 흥행했던 ‘선배는 남자아이’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라인망가가 IP 확대에 힘을 쏟으면서 지난 2022년 1개에 불과했던 영상화 사례는 지난해 12개로 급증했다. 이 외에도 최근 도쿄 시부야 라인 프렌즈 스퀘어에서 처음 열린 ‘입학용병’ 팝업 스토어도 IP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끊임없이 드라마, 애니메이션, MD 등 IP 비즈니스 사례들을 만들어내면서 외부에서 팬덤이 안으로 들어오고 생태계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라인망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日 1위 웹툰 플랫폼은 시작에 불과…생태계 구축 강화”
라인망가는 ‘망가의 미래를 만든다’는 LDF의 비전의 실현을 위한 도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여기서의 망가는 단순히 기존 만화 작품이 웹툰화되는 것을 넘어 콘텐츠로서의 망가가 디지털되는 것을 뜻한다”며 “인공지능(AI) 추천을 기반으로 폭 넓은 장르를 소화하면서 더 많은 사용자에게 재미있는 작품을 추천하는 콘텐츠로서의 미래, 그리고 IP 비즈니스를 글로벌 단위로 전개하는 것 등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일본에서의 매출 1위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독자적인 플라이휠을 구축해 일본 망가를 더 발전시키고, 더 지배적이고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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