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 투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인 'KRX 금시장'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비싼 상태가 2주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기준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은 16만 8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8%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제 금 가격은 1g당 13만 5000원 대로, 괴리율(가격차)이 약 24%에 달했다. KRX금시장을 통해 금을 매입한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보다 약 20% 이상 웃돈을 주고 산 셈이다. 장 마감 시점에는 국내 가격이 소폭 내려 괴리율은 20.13%로 축소됐다.
국내 금 현물 가격과 국제 시세가 20% 이상 벌어진 것은 2014년 KRX 금시장이 개설된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국내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괴리율이 커진 탓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 원화마켓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급등할 때 발생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금 시장에도 발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이달 4일 이후 매일 괴리율을 공시하고 있다. 거래소는 KRX 금시장의 금값 괴리율이 6% 이상일 때만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내는데 이달 들어 괴리율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괴리율도 벌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의 금 현물ETF 'ACE KRX금현물'은 이달 들어 괴리율이 1% 이상인 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ETF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ETF 실시간 기준가격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다. 괴리율이 1 이상인 경우 ETF 가격이 실제 펀드가 담고 있는 투자대상 자산의 가치보다 고평가된 상태를 의미한다.
해당 ETF 운용사인 한국투자자산운용은 괴리율 초과 공시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최근 국내 금 투자 수요의 증가로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금 시세 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시세와 실제 자산 가격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됐다"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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