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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 특허 8000개 '세계 1위'…전기차 1대당 300弗 추가 수익

[다시, KOREA 미러클]

<1부> 한국기업, 1위의 순간 ③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수명관리로 '초격차'

열폭주 등 비정상 상황 감지·예방

15곳 이상 완성차 제조사에 공급

UAM 등에 적용 위해 기술 고도화

이상훈(사진) LG에너지솔루션 BMS BDI 담당이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LG에너지솔루션 BMS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373220) 과천 R&D캠퍼스의 한 연구실에 들어서자 책상 위로 손바닥 크기만한 녹색 인쇄회로기판(PCB)이 놓여 있었다. 각진 기판 위로는 수많은 칩과 얇은 금속 배선들이 이어져 있어 마치 정교한 지도를 연상하게 했다. PCB는 배터리의 두뇌로 불리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핵심 부품으로 개별 배터리셀에서 수집한 전압과 전류, 온도, 충전 상태(SOC), 수명 상태(SOH) 등 데이터를 분석해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BMS 개발 실무를 총괄하는 이상훈 LG에너지솔루션 BMS BDI 담당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배터리팩에 BMS를 부착해 패키지로 공급하면 전기차 한 대당 200~300달러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BMS는 배터리 열 폭주와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감지·예방하는 것을 넘어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배터리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시절인 2005년부터 BMS 연구개발에 집중해왔고 지난해 말까지 8000건 넘는 관련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특허 보유 건수는 전 세계에서 단연 1위다.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 등 15곳 이상의 완성차 제조사에 BMS를 탑재한 배터리팩을 공급하며 단순 배터리 제조·판매를 넘어 배터리 안전·성능을 관리하는 서비스 사업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전기차 100만 대분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가정할 때 BMS로 최대 3억 달러(약 4367억 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 과천시 주암동 LG에너지솔루션 과천 R&D캠퍼스 정문. 배터리 소재 연구 시설을 새로 짓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노해철 기자


BMS 개발 초기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시장 주도권은 일본 업체들이 쥐고 있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BMS 개발 인력은 15명 남짓으로 세 자릿수 규모의 일본 업체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었다. 이 담당은 신입사원 시절이던 2004년을 떠올리며 “도요타는 이미 하이브리드차용 BMS를 개발했고 소니와 혼다도 발 빠르게 기술을 개발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며 “그때는 일본 업체에서 근무한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해 선진 기술을 전수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회고했다.

2010년대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차별화’를 앞세워 일본 업체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기존 BMS가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수준이라면 LG에너지솔루션은 방대한 데이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배터리 수명을 예측하고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최적의 충전·방전 전략까지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축적해놓은 배터리 데이터는 45테라바이트(TB) 규모로 500쪽짜리 책 4500만 권 분량에 해당한다. BMS 개발 인력도 현재 450명으로 20년 전보다 30배 가까이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는 배터리 탑재부터 충전·탈거·재활용 등에 이르는 전체 생애 주기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리스 사업자를 상대로 배터리 잔존 가치를 평가해주고 향후 최상의 상태로 처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등이다. 사업자는 이를 통해 중고 전기차의 가치를 좌우하는 배터리 성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처분에 따른 손실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담당은 “전기차 리스 및 렌털 사업자, 중고차 딜러, 최종 소비자에게 배터리 가치를 평가·인증하고 배터리 퇴화를 늦추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순환경제의 흐름에서 재제조 또는 재활용이 가능한 폐배터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분류하는 분야에서도 사업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율주행차·소프트웨어중심차(SDV)·도심항공교통(UAM) 등 배터리로 구동하는 미래 교통수단에서도 BMS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BMS 시장 규모는 올해 68억 달러(약 9조 277억 원)에서 2035년 220억 달러(약 3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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