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자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선발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지주의 자본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주주환원 계획을 이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16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6개 증권사의 하나금융지주 목표 주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8만 3250원으로 14일 종가(6만 800원) 대비 37%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밸류업 정책으로 금융지주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3만~4만 원대였던 주가가 6만 원대로 높아졌음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주에 대한 밸류업 기대를 최초로 현실화한 곳”이라며 “불확실한 대외환경으로 리스크가 높아진 현 국면에서 다시 한 번 은행주의 주주환원 기조를 공고히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하나금융지주 목표 주가를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한국투자증권(9만 3000원)이다. 이달 4일 하나금융지주 실적 발표 직후에만 KB증권(8만 8000원→9만 1000원), 메리츠증권(7만 8000원→8만 2000원), SK증권(7만 8000원→8만 1000원), 유안타증권(7만 7000원→8만 1000원) 등이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특히 LS증권은 현재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수준으로 수익성 대비 저평가 영역이라며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바꾸고, 목표 주가도 6만 8000원에서 7만 5000원으로 높였다.
증권사들이 주목한 것은 지난해 말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지주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13%로 안정적으로 관리해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원화 약세에도 CET1을 13% 상회하는 수준으로 방어하는 데 성공한 건 앞으로도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호한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귀속되는 주주환원 규모는 1조 4500억 원으로 예상이익 4조 원의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주환원율 4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반기 환율 안정화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다”고 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아직 적용되지 않은 환율 관련 금융당국의 CET1 안정화 대책이 향후 반영되면 해당 비율이 6~7bp(1bp는 0.01%포인트) 개선돼 주가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