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 시점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과 체코 양국 산업부 장관이 만나 원전 등 첨단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종 수주를 앞두고 막판 총력 지원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장관의 만남을 계기로 열린 ‘투자 및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는 양국의 원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6건이 체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루카쉬 블체크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만나 ‘제2차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SCED는 공급망 안보와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장관급 협의체로 지난해 9월 체코에서 1차 행사가 열렸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대화에서 체코 측은 한국이 정해진 일정과 절차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 계약 협상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이 최종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블체크 장관은 “한국이 지난 5개월간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밤낮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최종 계약이 곧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1GW급 원자력발전소 2기를 신규 건설하는 것으로 총사업비가 2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체크 장관은 양국이 함께 글로벌 원전 시장에 진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는 체코 역사상 가장 큰 투자”라며 “체코의 공급망이 다른 유럽 및 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기대 수준을 맞출 수 있다. 체코 산업계가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CED 개최를 계기로 함께 열린 콘퍼런스에서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 등이 원전 설계, 안전, 인력 양성 분야에서 체코 기업과 협력을 약속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원전 외에도 로봇·배터리·미래차 등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다각화되는 추세”라며 설명했다. 실제로 양국 교역량은 1993년 83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7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체코에 대거 진출한 덕에 한국은 체코의 4대 투자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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