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개관하는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부산콘서트홀’이 첫 공연으로 베토벤의 ‘합창’을 선택했다. 또 조성진 리사이틀과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파이프 오르간 공연도 마련된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과 ‘클래식부산’의 정명훈 예술감독, 박민정 대표는 17일 부산콘서트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공연장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개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클래식부산은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2027년 개관 예정)를 직접 운영한다.
6월 20일~28일 개관 페스티벌에서는 정명훈의 지휘 아래 교향곡·오페라 외에 챔버 공연들도 선보인다. 첫 무대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 사야카 쇼지(바이올린), 지안 왕(첼로) 등이 참여해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 ‘합창 교향곡’을 연주한다.
정 감독은 베토벤의 ‘합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부산콘서트홀 개관 공연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연 작품은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로 테너 에릭 커틀러·손지훈,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 등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챔버 공연 중에서는 베토벤과 브람스 소나타를 레퍼토리로 하는 조성진의 리사이틀이 눈에 띈다. 선우예권과 정명훈도 APO 수석 단원들과 실내악 협연에 나선다. 특히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의 리사이틀도 주목된다.
부산콘서트홀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대공연장(2011석)과 소공연장(400석)을 보유하고 있다. 대공연장은 비수도권 최대 규모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과 같이 포도밭(빈야드) 형태로 구성돼 전 좌석에서 음향과 시야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비수도권 최초의 파이프오르간(파이프 수 4406개·스탑 수 62개)을 설치한 점도 특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당초 설계에는 없었으나 세계적인 공연장이 되기 위해서는 파이프오르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개관 공연 외에도 올 하반기 세계적인 공연 팀이 부산콘서트홀을 찾을 예정이다. 이탈리아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라스칼라오케스트라 내한(9월 18일), 손열음과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10월 17일),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내한(11월 9일) 등이 예정돼 있다.
정 감독은 부산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기반으로 향후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APO는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을 위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연주자들을 섭외해 구성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다. 정 감독은 “한국에서 점점 음악이 발전하고 뛰어난 솔리스트가 많은데 오케스트라는 세계 수준에 비해 얕은 편”이라며 “아시아에서 제일 잘하는 오케스트라를 부산에서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콘서트홀을 아시아에서 아주 특별한 별, 아시아 음악의 ‘미팅포인트’로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클래식부산은 부산콘서트홀 개관 초기 일반 관객들도 클래식을 거리낌 없이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동시에 최고의 시설에 걸맞은 수준급 공연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박민정 클래식부산 대표는 “개관 공연은 정 감독 최고의 베토벤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 티켓 예매는 클래식부산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티켓 오픈 시기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