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감소할 것이라는 해외 투자은행(IB)의 분석이 나왔다.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자동차·반도체 관세와 상호 관세 부과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GDP가 0.203% 줄고, 평균 10.79%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 0.20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는 다만 미국이 캐나다·맥시코·중국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높여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보편관세를 선포한 뒤 이달 말까지 한 달 간 유예 기간을 두고 협상 중이다.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선 다음달 12일부터 보편 관세 25%를 부과할 방침이다.
씨티는 “미국이 이들 국가에 10~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GDP가 0.042% 감소할 것”이라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는 GDP 0.019%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정부 기관들도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을 하방 위험으로 꼽으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6%로 낮췄다. KDI는 "국제 통상 여건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통상분쟁이 격화되는 경우 우리 경제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미국 관세 영향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9%로 예상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질 경우 성장률이 0.2%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당시엔 올해 경제성장률은 1.6~1.7%로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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